어르신들 중에서 항문이 아프고 따갑다면서 어떻게 해야하냐고 종종 물어보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이 치질인지 인지를 못한 상태에서, 다른 어떤 뭔인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죠.
그래서, 혹시나 뱃속에 기생충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구충제를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항문이 가렵거나 따가운 것은 기생충 때문에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요즘은 화학비료를 가지고 농사를 짓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회충이나 요충 등이 감염될 일이 적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인분(사람 대변)으로 농사를 지었을 때에는 기생충 감염이 흔해, 구충제를 먹지 않으면 항문으로 기생충이 기어나와서 항문 가려움을 유발하기도 했었지만요.
자, 그렇다면 약국에 와서 치질약을 타가실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약사님, 항문이 따가워요!"
이렇게 호소할 정도라면 가장 먼저 피가 휴지에 뭍어나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만일 출혈이 있지는 않지만 튀어나온 게 잡힌다면 거의 치질일 확률이 높죠.
이때 치질 연고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간지러움이나 따가움, 작열감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보통 심하지 않은 치질일 경우 외과적 수술 없이, 약물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치질을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바르는 치질 연고는 증상 조절에 도움을 주죠.
치핵1기 | 튀어나온 건 없으나, 대변을 볼 때 피가 나옴 | 약국 약으로 조절 가능 |
치핵2기 | 배변을 할 때만 혹이 튀어나옴 | |
치핵3기 | 스스로 튀어나온 부분이 들어가지 않아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함 | |
치핵4기 | 손으로 밀어도 튀어나온 부분이 들어가지 않음 |
치질 연고, 어떤 성분이 있죠?
똥구멍이 가려워서 바를 수 있는 치질 연고는 상당히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세균 감염이 있을 때에는 가장 먼저 세균을 죽일 수 있는 항생제 연고부터 발라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감염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통증과 소양감 등만 있다면 치질연고를 사서 바르는 것이 가능합니다.
치질 연고 종류도 상당히 많은데, 많은 약국에서 구비하고 있는 것이 푸레파인 연고입니다.
저는 사실 푸레파인 연고를 자주 권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하도 찾는 것이기도 해서 푸레파인 연고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여기에 들어있는 것은 크게 4가지로, 1g당 약효 성분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리도카인 30mg
- 알란토인 10mg
- 테트라히드로졸린 염산염 0.5mg
- 클로르헥시딘 염산염 5mg
이 성분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리도카인(lidocaine)은 국소마취제입니다.
피부과나 치과에서도 사용하는 종류의 약물인데, 일반의약품으로는 벌레 물린 데, 혹은 이렇게 치핵과 같이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는 데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을 경감시키고자 들어갑니다.
이 성분은 최근에 조루 치료제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남성의 성기에 느껴지는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 젤이나 스프레이 형태로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적용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https://dendona.tistory.com/125
조루 치료제 총정리 : 조루 젤, 크림, 스프레이, 약물(네노마정)
생각보다 조루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무엇보다도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성인 남성 중 50% 정도가 조루증을 함께 앓고 있다고 합니다.하지만 조루를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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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국소마취제로는 리도카인 말고, 프라목신과 디부카인도 있습니다.
알란토인(allantoin)은 일종의 항염증 피부 재생성분입니다.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염증이 가라앉으며, 피부 조직이 재생되도록 하고 점막이 튼튼해지도록 만들어줍니다.
테트라히드로졸린 염산염(tetrahydrozoline)은 혈관 수축제입니다.
리도카인과 마찬가지로 해당 부위에 느껴지는 통각을 줄여주도록 만든 것입니다.
혈관이 줄어들게 되면 염증 신호전달 물질도 줄어들게 되고, 충혈로 인해 튀어나온 치핵이 작아지게 됩니다.
클로르헥시딘(chlorhexidine)은 살균 물질로 세균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치과에서도 클로르헥시딘으로 만든 항세균 제제가 많이 나오죠?
헥사메딘이라고 하는 가글제제도 바로 클로르헥시딘으로 만든 것이랍니다.
전반적으로 정리해보자면, 치질연고는 항문혈관 상태를 개선해주는 약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성분이 들어가 있어 치핵부분의 염증을 가라앉히며, 통증이 느껴지는 것을 없애준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푸레파인 말고도 헤모렉스, 푸리덴, 헤모힐 연고 등 다양한 제약사에서 항문 치질 연고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성분이 많이 들어가면 많이 들어갈 수록 가격은 높아지는 경향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헤모렉스가 가장 저렴하긴 한데, 국소마취제 하나만 들어가기 때문에 많이 권하지 않게 되는 거 같습니다.
항문 안까지 발라야 할까요?
치질연고의 경우 항문 안으로 집어넣는 기구까지 함께 넣어서 판매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어르신들이 이 약물을 구입해가면서 이런 (원색적인) 질문을 할 때도 있습니다.
"똥구멍 안까지 발라야 하나요?"
이런 질문을 들으면 가끔 당황스러울 때도 있지만, 뭐 똥구멍 가려움이라고 해도 인터넷에 쉽게 나올 정도이고 욕설도 아니기 때문에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고요 ㅎㅎ
아무튼 약물과 관련해서 말하자면, 원래 항문 안까지 바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소화기관 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변이 딱딱하게 굳어져 항문 내부에서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기구를 통해 약물을 항문 내부까지 주입하는 것을 크게 권하지는 않습니다.
몇 년 전 사건이긴 한데, 항문 내로 약물을 스스로 주입하려다가 항문이 찢어져서 응급실로 간 어르신을 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하게 찢어져서 저 또한 놀랐었는데, 그 이후로 내내 그 할아버지께 "그냥 외부에만 바르셔도 됩니다"라고 말씀드릴 걸 하고 후회가 되더라고요.
사실 약물을 항문 외부에만 바르더라도 약액이 스며들어가 안까지 약효를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움직임이 어렵거나 혼자서 약을 적용하기 어려운 분이라면 맘 편히 외부에만 하루 2~3번 바르시면 된답니다.
똥이 안나와요.
대변이 너무 딱딱하게 굳고, 배변 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분들은 대변이 아예 안 나올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변비약을 먹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이것이 너무 심해지면 변비약으로도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오기도 하죠.
이때에는 관장약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https://kevinluo.tistory.com/24
심한 변비, 약국 관장약 자세를 어떻게 해서 넣어야 할까
노인들이 많이 찾으시는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심한 변비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시며 약국으로 오시는 분들을 자주 뵐 수가 있습니다.대변이 안나오는 것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운 게 없죠.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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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장약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입니다.
왜냐하면 관장약은 자극성이 매우 강한 약물이고, 자꾸 쓰면 쓸 수록 내성이 생겨 결국 대변을 더 못보는 상황으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라면, 결국에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 대변을 긁어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변이 너무 안 나온다고 해서, 관장약을 자꾸 쓰는 것은 지양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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