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수영장 물 마시고 복통 걸려서 진짜 고생했음

올 여름은 날이 미쳐서 그런지 찜통 같이 더운 듯 하다.

원래 운동 같은 거 별로 하지도 않는데, 애가 하도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수영장이라도 가야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돈이 좀 들긴 해도, 이렇게 뛰어놀지 않으면 딸랑구가 밤에 잠도 안 자고 컴퓨터하거나 수다 떨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아들이 아니어서 다행인데, 아들이었으면 아마 이 몸이 산산조각 났을지도...

 

야외 수영장으로 가면, 수영하다가 미쳐버릴지도 몰라서 실내 수영장으로 선택!

그런데 왠걸? 이렇게 사람이 많다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이 다 똑같은 생각이었나보다.

물론 순수하게 운동을 하러 수영장에 온 사람도 있었지만, 애들 데리고 실내에서 유유히 햇빛 피하며 물장구 치려고 온 사람도 상당히 많아 보였다.

우리 아이는 너무나도 활동적인 왈패 같은 여자아이라서 수영도 너무 신나게 했다.

물장구도 세게 치고, 얼마나 잘 뛰어노는지...

그런데 문제는 애 데리고 내가 수영을 하려니 오랜만에 하려고 해서 그런지 자꾸 물을 먹게 되는 거였다.

애가 나보고 "아빠, 배영 해봐. 접영 해봐." 이렇게 말하는데 안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마음은 멋지게 날라가듯 하는 건데, 실제는 물에 빠진 돼지처럼 되어 버리니 ㅠㅠ

평소에 수영을 좀 하고 몸 관리도 좀 할 걸!

군대에서 이거저거 할 때에는 나름 근육질에 운동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제대로 든 건가 이제는 몸이 안 따라주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허우적 거리면서 물을 좀 마셔버렸어요.

코로도 들어가고 입으로도 들어가고 정말 벌컥벌컥 마셔버리고 말았답니다.

마시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데, 마셔버렸어요.

 

사실 수영장 물을 마셔도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좀 마셔도 상관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마셨는데, 아니더라고요...

저녁에 설사하고 아랫배가 아파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스타빅 현탁액 마시고 좀 그나마 나아지긴 했는데, 알고보니까 세균성 감염인 거 같더라고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수영장 물 마시면

사실 수영장 물은 마시는 게 좋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수영장에 사람들의 몸과 구강, 항문과 요도, 소화기관에서 나오는 온갖 이물질이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깨끗하게 씻는다고 해도 이빨까지 닦는 사람은 없잖아요?

물 속에서 방귀도 끼고 심지어 소변까지 본다고 하는데, 그게 깨끗할 리가 없죠.

 

물론 이러한 문제 때문에 염소 소독을 하긴 하지만, 그렇게 해도 제거가 되지 않는 병원체가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크립토스포리디움(Cryptosporidiosis)와 같은 원생동물은 염소 소독으로도 잘 사라지지 않죠.

이것은 사람 몸에 들어와서 설사를 유발하고 복통을 유발하거든요.

구토에 속이 뒤틀리는 기분까지 들 수 있죠.

 

다른 세균들도 어느 정도 농도까지는 다 사멸되긴 하지만, 너무 많을 경우에는 세균이 잘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수영장 풀에 들어가기 전에는 샤워를 깨끗하게 하도록 권고받고 있죠.

근데, 그걸 잘 실천하는 사람도 그렇게 많은 거 같진 않고요.

덕분에 제 속은 완전 망가져버렸고요.

수영장 물 정말 위험할까?

하지만 한 두 모금 정도 마시는 건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에서는 면역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염산에서 왠만한 세균을 다 죽여버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몇 모금 마시는 건, 일반적으로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억지로 좀 많이(?) 마시게 되면 문제가 됩니다.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물 속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피부가 예민한 사람한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이 좀 깨끗한 상황에서 수영을 하고 노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처럼 실내 수영장 물 많이 마시고 고생하지 마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