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홍콩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홍콩을 가봤는데, 예전에 중경삼림(Hong kong Express)나 공각기동대와 같은 영화 속에서 나온 홍콩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멋져서 그 눈부신 모습이 아른거리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가기 전에 홍콩에서 꼭 사야할 것들을 찾아서 살펴보고 있었는데, 거기에 홍콩 호랑이 연고라는 게 있었답니다.
괜히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도대체 어떤 약이길래 해외에서 꼭 사와야한다고 할 정도로 되어 있는 걸까?'라고요.
이번 시간에는 홍콩 호랑이 연고가 어떤 건지 한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약사인 만큼, 성분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우리나라에 비슷한 게 있는지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
타이거밤은 홍콩에서 구할 수 있지만, 사실 원조는 싱가포르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브랜드 자체가 홍콩이 아니라 싱가포르 꺼예요.
그런데 홍콩에서 유명한 이유는, 홍콩은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가 아니라서 거의 모든 것을 수입하다 보니 홍콩에서 판매되고 있는 타이거밤(Tiger balm)이 유명해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싱가폴 여행 시 필수적으로 사야할 것을 쳐보면 싱가폴 호랑이 연고라고 나오더라고요.
중국어로는 虎标红万金油라고 써 있었는데, 아마도 이건 호랑이 레드 연고를 말한 게 아닌가 싶네요.
이 약물은 청나라 시대 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때 중의사 Huziyin(오추킴, 홍콩 발음 Au Chu Kin, 오추킨)이 이 연고 제제에 대한 제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청조 때 만들어졌다고 하니, 지금으로 치면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죠.
이때 중국 남방지역과 동남아는 매우 습하고 덥기 때문에 벌레들이 각종 질병을 옮겼습니다.
그래서 상처가 잘 아물지 못했었는데, 이 타이거 밤을 바르고 난 다음에 아픈 것도 줄어들고 피부병도 완화되는 속도도 빨라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Huziyin의 아들 둘의 이름을 따서, 호랑이 밤이라는 이름을 만들었는데, 이는 호랑이의 강한 생명력과 힘처럼 통증을 잘 억제한다는 식으로 홍보를 했죠.
호랑이 연고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냐면, 예전에는 중국 여행할 때 호랑이 연고를 사는 게 필수품이라고 말할 정도로 중국 본토에도 인기를 크게 얻었었고, 태국을 가면 타이거 밤 가든(Tiger balm garden)이라는 데가 있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약물의 역사를 알아보면 너무 재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어떤 약물이든 연상 효과를 통해서 더 잘 기억되는 효과가 있으니 말이죠.
호랑이 연고의 성분과 함량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호랑이 연고는 다음과 같은 성분과 함량으로 되어 있습니다.
정향유나 유칼립투스유도 들어가 있지만, 주된 약물 성분만 살펴보겠습니다.
구분 | 함량 | 효과 |
캄파 | 11% | 소염 효과 |
멘톨 | 11% | 청량감 부여 |
사실, 이렇게 2가지만 들어가 있는 이 약물이 대단한 것이라고 보기는 솔직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나오는 다른 좋은 약물들에 비해서 상당히 단순하고, 딱히 특별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품 설명서를 보면, 캄파나 멘톨은 모두 피부와 관련된 것인데, topical analgesic이라고 하여 국소 진통제라고만 써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캄파(Camphor)는 장뇌라고도 하는 것으로 식물에서 추출된 소염제입니다.
피부를 통해 흡수시키는 것인데,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멘톨(menthol)은 박하에서 추출된 물질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박하 사탕도 바로 멘톨이 주된 성분이죠.
멘톨은 냉각 수용체의 역치값을 높여서, 상온에서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이것은 흔히들 반대자극제라고도 불리우는데, 통증을 시원한 냉감으로 느끼지 못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고, 제형도 바르기 불편한 딱딱한 연고입니다.
아주아주 옛날이라면 모를까, 우리나라처럼 제약 기술이 발달된 나라에서는 굳이 이것이 꼭 필요한 약물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차라리 안티푸라민 연고
안티푸라민 연고와 호랑이 연고는 성분과 구성이 다소 비슷합니다.
그래서 굳이 호랑이 연고를 쓰는 것보다는, 우리나라에서 싼 값에 구하기 쉬운 안티푸라민 연고를 바르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안티푸라민은 유한양행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1등 제약회사가 만든 것인 만큼 신뢰도도 있고, 정말 오래된 역사를 가진 것이기 때문에 인지도나 제품력 등 모든 면에서 꿀리지 않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안티푸라민 연고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며, 소염진통제 성분인 살리실산메틸이 주성분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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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푸라민 연고와 호랑이 연고의 성분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호랑이 연고 | 안티푸라민 연고 |
살리실산메틸(진통제) | - | 46mg |
멘톨(청량감) | 10mg | 8mg |
캄파(소염제) | 11mg | 59mg |
단, 더 강한 청량감만을 원하신다면 안티푸라민 연고보다는 호랑이 연고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약물은 재미로 사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워낙 유명하다고도 하고, 바르면 시원한 느낌 때문에 홍콩의 습하고 더운 날씨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죠.
진통 효과도 없고, 굳이 돈 내서 많이 가져올 필요는 없는 것이기에 재미로나마 호랑이 연고를 발라본다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호랑이 연고도 정품과 짝퉁이 있다고 합니다.
이 가격에 짝퉁이 있어봤자겠지만, 뭔가 검증되지 않은 데에서 만든 걸 바르면 위험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만들기 쉽고 왠만한 공장에서 제조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니, 굳이 No.1 회사에서 만든 게 아니더라도 정정당당히 만든 것이라면 쓸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말이죠.
두통과 짜증이 있다면?
저는 호랑이 연고를 관자놀이나 뒷목 부분에 바르니 상당히 느낌이 괜찮았답니다.
날씨도 습하고 괜히 제가 사는 동네가 아닌 데에 오다보니 쉽게 지치곤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에어컨을 틀더라도 끈적거리는 팔 다리 때문에 조금만 걷다보면 짜증이 쉽게 생기더라고요.
그때 뒷목과 관자놀이에 타이거 밤을 살짝살짝 바르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모기 물린 데에 발라도 괜찮지만, 혈액순환이나 마사지 용으로 뒷목과 관자놀이에 호랑이 연고를 바르고 릴랙스 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떤지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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